기다리고 기다린 엔씨소프트의 Throne and Liberty 베타 테스트가 시작됐다. 최근 게임 시장은 모바일 게임이 주류였고, 이렇다 할 PC MMORPG 게임 신작은 거의 보지 못했었다.
그래서 사실 Throne and Liberty 그 자체를 기다렸다기 보단, 새로운 PC MMORPG를 기다렸었고, 그중 하나가 엔씨소프트의 TL이었다.
물론 2023년 들어 아키에이지 워나 프라시아 전기, 나이트 크로우 등의 게임이 오픈되었지만, 사실 이건 누구나 다 알다시피 전형적인 리니지라이크 게임들일뿐더러, 기본적으로 모바일이 베이스가 된 게임이라 관심이 가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아이러니하게도 원조 맛집인 엔씨소프트의 신작 게임이 리니지라이크를 탈피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게 고무적인 부분일 수 있겠다.
그리고.. 사실 최근 인기몰이 했던 PC MMORPG로는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같은 게임도 있겠지만, 취향에 맞지 않아서 초반 구간을 넘기지 못하고 접게 된 아쉬움이 있다. 최근 유저들 의견을 들어보면 과거 갓겜이던 시절 대비 스팀 동접자 수도 많이 줄었다고 하고.
콘솔 게임 역시 취향에 맞지 않아 잘 즐기지 않는 편인데, 너무 오랜만의 PC MMORPG라 그런지는 몰라도 그래픽이 상당히 좋다고 느꼈다.
물론 이에 대한 의견은 여러 가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부정적인 의견은 걸러 듣는 편이다. 마치 물이 반만 채워져 있는 것을 보고 '반 밖에 안 남았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이나 남았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건강한 비판은 소비자 입장에서 도움 되는 리뷰로 참고하게 되지만 엔씨소프트 게임에 대한 평은 뭐랄까... 업보라 볼 수도 있지만, 또 RPG냐. 그래픽 좋아봐야 쓸모없다는 식으로 모두 까기 인형 식의 비난도 많으니 가려볼 필요가 있다. 비난과 비판을 구분하지 못하는 걸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편이다.
그래서 유튜브에 관련 영상 보기 위해 TL을 검색했을 때, 이 때다 싶어서 까는 영상만 여러 개 나눠 주르륵 올리는 몇몇 유투버를 보며 이런 게 바로 황색 언론인가 싶었다. 뭐 세상에는 여러 가지 방식의 돈 버는 법이 있는 거니까.
그나마 건설적으로 게임에 대해 후기를 남긴 분들의 의견은 공감이 되는 편이었다. 그러니까 보여주고 싶은 건 많은데 아직 정리가 안 되는 느낌이라는 부분. 웹소설 고인물(?) 입장에서 정리가 안된 서사는 민감하게 느끼는 편인데, 예를 들면 아미토이와 만나서 이름이나 정체가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부분은 조금 교통정리가 되어야 한다고 느꼈다. 개발진은 게임을 많이 알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서사를 풀어도 크게 어색함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유저들은 게임의 서사를 처음 전달받는 입장이니, 이런 점이 더 고려되면 좋았을 거라 생각됐다. 마치 인수인계 제대로 안 해주는 선임 느낌이랄까.(너는 업무 잘 아니까 이렇게 설명해도 알아들을 거라 생각했겠지...)
TL 테스트를 즐기면서 문득 오늘 보았던 뉴스가 생각이 났다. 뉴스의 주제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특정 가수의 목소리로 한국 노래를 부르게 한 영상이 이슈 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뉴스가 생각난 이유는 각 NPC들의 목소리가 너무 친숙했기 때문이다. 이건 TL 뿐만 아니라 한국 더빙 영화나 다른 게임의 성우 분들 목소리를 들으면 자주 느끼게 되는 아쉬움이기도 하다. 뭐랄까 조금 다양성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이니까. 물론 다양성만 가지고 아쉬움을 느낀 건 아니다. 현실에서도 정극을 하는 배우들이 사극 발성을 어려워 하는 것처럼, 나잇대나 그 역할에 맞는 발성이 다른 건 자명하다. 하지만 TL 게임 내 NPC들의 목소리를 들으면 몇몇 NPC는 너무 국어책 읽는 것 같은 발성을 보이거나, 또는 조금은 더 나잇대 있어보이는 목소리여야하지 않나? 그런 아쉬움을 느낀 구간이 더러 있었다. 그런데 사실 이것도 어떤 관점에서는 성우의 다양성 부족이 야기한 결과가 아닐까 싶기도...
어찌됐든 이런 배경에서 인공지능을 통해 조금 더 다양하고 자연스러운 목소리를 생성해 NPC에게 입힐 수 있다면 어떨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베타 테스트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튜토리얼 진행 과정에서 게임 제작에 참여한 인원과 팀들의 목록이 쭉 나열된 게 인상적이었다. 이 자체가 어떤 의미 있게 다가왔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그저 신선했다.
한 유투버 방송을 보니 2080 그래픽 카드로도 최상옵을 즐기지 못한다며 최적화 문제를 지적하는 걸 보았었다. 나는 다행히 3080 그래픽카드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QHD 해상도에서 최상옵으로 돌려도 딱히 프레임 드랍을 느끼지 못했다. 이런 점에서 개발 기간도 고려해야겠지만, 정식 오픈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래픽 좋은 오픈 월드 게임이 이 정도면 괜찮은 거 같은데... 내 눈이 너무 낮은 건가.
과거 XLGAMES의 아키에이지에 미쳐 살았을 때, 서버렉이 너무 심해서 초록이(공격속도 향상)를 마셔도 활이 뚝뚝 끊겨서 나갔던 경험이 강렬해서 그럴까. 아니면 요즘 사람들의 눈높이가 많이 높아진 걸까. 잘 모르겠다.
여하튼 오랜만의 PC MMORPG라 재미있게 즐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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